포천·연천서 소 ‘집단 폐사’ 7개월째… ‘보툴리즘’이 원인으로 결론
입력 2012-02-17 18:49
경기도 포천·연천지역 축산농가에서 7개월째 소가 죽어나가고 있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소가 갑자기 쓰러진 뒤 일어서지 못하고 수일 내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이다 죽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17개 농가에서 소 21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방역당국이 백신을 접종하면서 피해 농가 수와 마리 수가 줄고 있지만 아직도 매일 1∼4마리씩 죽는다.
경기북부지역의 소 폐사는 지난해 8월 29일 포천시 신북면 한 축산농가에서 한우 11마리가 며칠 새 연이어 죽으면서 처음 시작됐다. 방역당국은 급히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광우병이나 구제역이 아닌 것으로 확인, 안도했다.
하지만 10일 뒤부터 11월 24일까지 창수면 농가 5곳에서 155마리가 또 폐사했다. 다시 정밀검사한 결과 모기기생충 원충 피해인 호산구성경질막염로 진단하고 치료제를 접종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12월 중순 피해가 연천지역으로 확산된 뒤에야 대책반을 꾸렸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최근 사료와 음수통에서 보툴리눔 독소와 병원체를 확인, 소의 폐사가 보툴리즘에 의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해당 지역 소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서둘러 마친 상태다. 보툴리즘은 보툴리눔균이 들어있는 신경독소를 먹은 소가 이완성마비를 동반한 호흡곤란으로 죽는 질병이나 진단확률이 3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역검사본부 관계자는 “백신 효과가 나타나는 한 달 이후의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서 소 폐사 발생은 잦아들고 있는 것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초동 대처 미흡으로 피해지역은 크게 확산됐다. 최근까지 포천시 신북·이동·창수면과 연천군 연천읍·군남·청산면 등 구제역이 발생했던 농가 주변 반경 1㎞ 일대가 쑥대밭이 됐다.
2010∼2011년 구제역으로 가축을 매몰했던 창수면 오가리 농가 두 곳은 각각 재입식한 젖소 91마리와 56마리를 모두 잃는 등 농가 9곳에서 가축들이 죽어나갔다.
포천=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