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삶의 풍경] 아날로그로 살아 보기

입력 2012-02-17 18:17

멍청이 폰을 멀리하고 책과 신문을 가까이하는 습관을 길러야합니다. TV도 안본 지 10년이 넘습니다. 온라인을 끊고 3개월을 산 미국의 한 청년이 생각납니다. 자동차 대신 웬만한 길은 걸어 다니는 것은 어떨까요? 문자나 메일 대신 편지를 써 보기도 합니다. 가능하면 잉크를 펜대에 묻혀 글을 쓰는 것이지요. 매일아침 모닝커피 대신 시원한 청미래 차를 마시면 산의 기운이 온 몸에 번집니다. 설탕을 듬뿍 친 빵을 멀리하고 감자나 찐 고구마를 먹으며 아주 담백한 주재료의 맛만을 챙깁니다.

아침 식사 대신 약간의 양배추와 토마토도 곱게 씹어 먹습니다. 아무것도 가미하지 않은 원재료만 먹어보니 그 담백함에 기운이 절로 납니다. 쇼핑도 끊고 그냥 걸어둔 옷만으로도 충분히 옷을 대신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너무나 빠른 것 그리고 너무 좋은 것과 많은 양념에 길들여 살았습니다. 건조함이 내핍을 불러들이듯 남은 시간 그렇게 아날로그 방식으로 살아보는 것이지요. 너무 늦기 전에 말입니다.

그림·글=김영미(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