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좌파에 휘둘려 안보 외면하는 민주당

입력 2012-02-17 17:56

민주통합당이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반대하는 40여개 단체로 구성된 ‘핵안보정상회의 대항행동’에 참여키로 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50여개국 정상과 유엔, 유럽연합(EU),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4개 국제기구 대표가 참여하는 국제회의를 개최 한달 여 앞두고 훼방놓겠다는 것은 공당의 태도가 아니다.

세계 정치지도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이 대회를 위해 정부는 수년 전부터 경호·경비 계획을 세우고 도상준비를 모두 마쳤다. 민주당이 회의 준비기간 동안에는 아무 말 않고 있다 갑자기 좌파가 주도하는 모임에 동조하는 것은 누가 봐도 4월 총선에서 이득을 보려는 얄팍한 계산이 깔려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핵안보정상회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9년 ‘핵무기 없는 세상’을 선언한 뒤 각국 정부 수반이 방사능 유출사고와 핵물질 이전을 막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념과 체제를 초월하는 초대형 국제회의로 2010년 워싱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시도 때도 없이 핵으로 위협하는 북한을 적으로 둔 우리가 이 회의를 주최하는 것은 한반도의 위기를 알려 동반자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도 민주당이 이를 반대하는 것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제주해군기지건설을 반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해 시작한 것을 스스로 뒤엎다니 도대체 제 정신인가. 법원의 합법 결정으로 좌파단체와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공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어깃장을 놓는다는 게 할 일인지 반성하기 바란다. 지금 민주당 주요 인사들도 당시 장·차관을 지내지 않았는가.

민주당은 최근 국민의 인기를 조금 회복하는 듯하니 너무 날뛰는 것 같다. 좌파의 뒤를 쫒아 국제사회의 신뢰를 여지없이 깨고 안보에 무감각한 민주당을 국민이 지지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스스로 잘 알 것이다. 하루빨리 헛된 꿈을 깨고 제 갈 길을 찾아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