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한덕수 돌연 사의 왜?… 배경 관련 추측 쏟아져
입력 2012-02-16 22:11
한덕수 주미대사가 16일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 대사가 이날 오전 사표를 제출했다. 적절하게 처리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사임 배경에 대해서는 달리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 대사는 김성환 외교부 장관을 찾아 “제 소임을 다했다는 판단에 따라 사임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한 상태였으며, 24일 기자간담회도 예정돼 있었지만 이날 저녁 서둘러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마디로 돌연 사의 표명인 셈이다.
이에 따라 2009년 2월 16일부터 만 3년간 주미대사로 재직해 온 그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자신의 중요한 역할로 생각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한 대사가 국내에서 다른 방식으로 기여할 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조만간 한 대사에게 다른 직책을 맡길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그간 주미대사직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진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 자리에 임명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나온다. 주미대사관의 한 핵심 인사는 “문제가 있어 물러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좋은 일이 있다”고 말했다. 한 대사는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일부 기자와 만나 사임 배경에 대해 “충분히 오래 했다”며 “(무역협회장으로 가는 것이냐는 질문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무역협회장을 하기 위해 4강 대사 중 가장 중요한 미국대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청와대 핵심 인사는 “항간에 개인적 문제가 있지 않느냐, (청와대 및 정부와)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런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후임으로는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김성환 외교부 장관,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 사공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현수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