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고 땅에 묻고, 학교폭력 ‘대물림’… 대구, 후배 상습폭행 3명 영장
입력 2012-02-16 22:05
폭력조직을 방불케 하는 학교폭력이 대구 한 고등학교에서 자행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안에서 선배들은 후배들을 기중기에 거꾸로 매달거나 땅에 묻는 등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일삼았고, 이런 폭력은 대물림됐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16일 학교에서 후배들을 상습 폭행하고 괴롭힌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대구 모 고교 졸업생 박모(20)씨와 안모(18)군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권모(17)군 등 2학년생 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군 복무 중인 졸업생 임모(20)씨를 입건해 해당 군부대로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와 임씨는 3학년이던 2010년 안군 등 2학년생 3명을 뜨거운 샤워 물에 밀어 넣고 “군기가 빠졌다”며 때리는 등 27차례 폭행과 괴롭힘을 일삼았다. 또 2학년 선배에게 반말을 했다는 이유로 당시 1학년인 권군을 삽으로 높이 1m, 길이 1.5m 크기의 구덩이를 파 목만 나오게 묻고 20∼30분간 위협했다. 다른 1학년생들의 발을 기중기에 묶어 거꾸로 매달고 입에 개구리 등을 집어넣기도 했다. 안군 등은 3학년이 된 지난해 2학년이 된 권군 등 3명을 자신들이 당한 것처럼 땅에 묻고 뜨거운 물을 들이붓는 등 1년간 102차례 폭력행위를 저질렀다.
권군 등 3명 역시 1학년생 3명에게 폭력을 그대로 이어갔다. 후배들의 몸에 소변을 보고 바지를 벗겨 붓으로 항문을 찌르기도 했다. 이들은 1학년 피해학생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