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입김에 종편 광고 퍼준 한전… 발전자회사 6곳 2억4000만원 협찬 논란

입력 2012-02-16 18:55

적자투성이인 한국전력공사의 6개 발전자회사들이 TV조선 드라마 ‘한반도’에 2억4000만원을 협찬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에너지 전문매체인 전기신문에 따르면 한전의 6개 발전자회사는 종편채널인 TV조선의 월화드라마 한반도에 각 회사별로 4000만원씩, 모두 2억4000만원을 협찬했다. 발전회사들은 4차례로 나눠 분납키로 했으며 현재 대부분 자회사들이 1차분으로 800만원가량씩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A발전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어느 정치인이 발전회사 임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한반도가 에너지 문제를 다루는 만큼 발전회사들이 협찬을 검토해 달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느 정치인이 권유했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이후 발전회사 실무자들은 몇 차례 회의를 거쳐 협찬 금액과 납부 방법 등을 결정했다.

당초 이 드라마는 SBS에 방송되는 것으로 알고 협찬금액이 결정됐으나 시청률이 훨씬 낮은 TV조선의 창사특집극으로 바뀐 뒤에도 금액이 그대로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거액의 협찬금을 내면서도 구체적인 광고노출 방식이나 광고효과 등에 대해서 별 관심을 두지 않는 발전회사 담당자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사실 종편의 시청률이 워낙 낮아 홍보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지, 어떤 식으로 발전회사 로고가 방송에 노출되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위에서는 예산절감 차원에서 홍보예산을 줄이라고 해 발전회사 실무자들마다 협찬금액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반도의 시청률은 지난 14일 1.009%에 머물렀다.

지난해 3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한전이 이런 식으로 예산을 낭비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