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릭 세계은행 총재 6월말 사퇴… 후임 놓고 美·신흥국 갈등
입력 2012-02-16 18:44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가 5년 임기가 끝나는 오는 6월말 사퇴할 뜻을 밝혔다. 차기 총재직을 놓고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방선진국과 신흥국 간에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졸릭 총재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사퇴계획을 WB 이사회에 제출했다”며 “많은 유능하고 경험 있는 인물들과 함께 세계적 기관을 이끌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미 공화당원인 졸릭 총재는 2007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지명했다.
세계은행은 국제통화기금(IMF)과 더불어 글로벌 경제 질서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국제경제기구다. 1944년 브레튼우즈 협정 체결로 두 국제기구가 창설된 이후 전통적으로 IMF 총재는 유럽에서,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에서 맡아 왔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수주 내에 경험이 있고 필요한 자격을 갖춘 후보를 내놓을 것”이라며 미국인을 총재로 밀어붙일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럴 경우 로런스 서머스 전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유력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다른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관심이 없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하지만 브라질의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은 이날 “졸릭 총재의 후임자가 다시 특정 국가 출신이어서는 안 된다”며 “신흥시장국들은 세계은행의 리더십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IMF 새 총재를 선출할 때도 ‘유럽 독식’을 막기 위해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장이 출마했지만, 신흥국 간 공조가 안 돼 좌절된 바 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