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風’에 김두관 가세… PK지역 시너지 효과 기대
입력 2012-02-16 19:11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가 16일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경남 남해의 이장과 군수 출신인 김 지사는 2003년 노무현 정권 출범 때 44세에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발탁되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당으로 돌아와 2004년 총선 때 남해·하동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006년 2월 전당대회에서 3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되면서 주가를 높였으나 그해 6월 지방선거 때 경남지사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이듬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 출마했지만 컷오프에서 탈락하는 쓴맛도 봤다.
김 지사는 2008년 탈당 후 4월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또다시 패했다. 하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경남지사에 당선됐다. 이때부터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4년 만에 민주당으로 돌아온 김 지사는 올가을 대선후보 경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걸 염두에 두고 입당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최근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야권에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이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으며,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지사 등은 크게 뒤처져 있는 형국이다. 같은 부산·경남(PK) 출신인 문 고문이 지금처럼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면 김 지사가 활동할 공간이 좁지만 총선 낙선 등으로 추락할 경우 대안으로 김 지사 카드가 부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김 지사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현재로선 도정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야권연대와 정당혁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민주당이 출범했지만 시대적 과제인 혁신과 통합은 미완의 목표다. 민주당의 변화, 국민에게도 저에게도 충분치 않다”고 지적하면서 “오직 야권연대와 정당혁신만이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는 길이고 성공하는 서민정부를 만들어내는 길임을 명심해 달라”고 말했다.
특히 야권연대는 김 지사가 끊임없이 주장해온 사안이다. 최근 정당 지지도가 오르면서 통합진보당 등과의 연대에 소극적인 민주당 지도부에 김 지사의 입당이 다소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김 지사의 입당은 부산의 ‘문재인 바람’에 시너지 효과를 내 민주당의 PK 공략에 일정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민주당은 이르면 19일 총선 1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1차 명단에는 단수 공천신청 지역 등 70곳 정도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상임고문(부산 사상) 박영선(서울 구로을) 이인영(구로갑) 김부겸(대구 수성갑) 최고위원과 이용섭 정책위의장(광주 광산을) 원혜영 전 대표(부천 오정) 등의 공천이 확실시된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