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공방… 새누리, 연일 對野 공세-민주, 폐기에서 한발 후퇴

입력 2012-02-16 19:11

새누리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총선 쟁점으로 부각시켰던 민주통합당에 연일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 이에 민주당도 재협상론으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권영세 사무총장은 16일 언론과의 접촉에서 민주당이 총선 공천자 면접 때 ‘노무현 정신’을 질문한 것과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업을 계승한다면서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한·미 FTA는 노 전 대통령이 시작한 사업인데, 한명숙 대표 등 필요하다고 시작한 분들이 이제 말을 바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총장은 “왜 한·유럽연합(EU) FTA는 문제 삼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대형유통업체의 문제 등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도 있는 것인데 한·미 FTA만 문제 삼는 것은 서민의 이익이나 국가 이익을 생각한 게 아니라, 이념적 주장 즉 일종의 반미주의에 기초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3일 비대위 전체회의와 전국위원회에 잇따라 참석, “여당 시절 한·미 FTA를 추진해 놓고 이제 와서 폐기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도 전국 성인남녀 352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한·미 FTA 폐기 시 “손해가 클 것”이라는 응답(50.5%)이 “이익이 더 클 것”이라는 응답(33.2%)보다 많았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재재협상을 통해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 FTA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의장은 “한·미 FTA 폐기 문제가 거론된 것은 이명박 정부가 재재협상 통로를 완전히 봉쇄하기 때문에 현재대로 실행하는 것보다 폐기하는 게 국익에 더 유리하다는 측면에서였다”고 설명했다. 줄곧 폐기론을 주장해 온 민주당이 당 안팎의 부정적 여론 등을 의식해 재협상론으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용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