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가 인간의 전형적 행동양식이라고?… ‘속임수에 대한 거의 모든 것’

입력 2012-02-16 18:29


속임수에 대한 거의 모든 것/산타페연구소(황소걸음·2만3000원)

아귀가 먹이를 유혹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짜 미끼부터 물 속에 있는 다른 생물체를 모방할 수 있는 흉내쟁이 문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들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속인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실시된 심리조사는 인간에게 거짓말이란,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이례적으로 일어나는 변종이 아니라 인간의 전형적인 행동양식에 가깝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실제로 어떤 연구에서는 10분간 대화하는 동안 피험자 중 60% 이상이 최소한 한 번씩 거짓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인간관계의 친밀도가 높아질수록 속임수는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절반가량이 연인이나 어머니와 대화할 때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언어학자들은 심지어 속임수가 인류의 언어를 발달시키는데 토대가 됐다고 주장한다. 미국 뉴멕시코 소재 산타페연구소의 속임수연구회 소속 학자들은 속임수가 거짓말과 달리 고의성이 없다는 점에 가장 큰 특징이 있다고 진단했다. 거짓말에는 허위 사실을 공표하려는 고의성이 들어가지만, 속임수는 의도적인 거짓 행위와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