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과 식민지 ‘두 얼굴’의 초콜릿 역사… ‘초콜릿의 지구사’
입력 2012-02-16 18:30
초콜릿의 지구사/사라 모스 외(휴머니스트·1만5000원)
지난 밸런타인데이 때 초콜릿을 선물 받으셨는지? 호화로운 포장을 뜯고 먹은 초콜릿의 맛은? 달콤 쌉싸래한 맛처럼 초콜릿은 제국과 식민지, 향유와 착취라는 상반된 역사가 담겨 있다. 저자들은 초콜릿의 전파 과정, 생산과 소비 이미지의 변천을 통해 역사의 궤적을 파헤친다.
초콜릿은 에스파냐 탐험대가 중앙아메리카에서 처음 카카오 콩을 접한 16세기에 유럽으로 전파됐다. 초창기 차로 마셨던 초콜릿은 여성의 탐욕과 나태를 암시하는 사치스런 물품이었다. 또한 사치에 빠진 방만한 귀족들의 상징이었다. 이렇듯 부유한 상류층이 즐기는 초콜릿은 19세기까지 대서양을 건너 팔려온 아프리카 노예들의 강제노동에 의해 만들어졌다.
19세기 대량생산에 성공하고, 20세기 지금처럼 딱딱한 바 형태로 개발된 이후에도 초콜릿의 ‘어두운 역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카카오 콩의 절반 이상을 단 4군데 회사에서 장악하고 있고, 여전히 아프리카 지역의 값싼 노동력에 의해 원료가 가공된다. 미국과 유럽에서 대량 소비되는 초콜릿은 세계화라는 역학관계와 깊이 연관된 불공정무역 상품이다. 주영하 음식인류학자가 책의 감수를 맡았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