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또 안갯속으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취소, 전화회의로 대체

입력 2012-02-15 21:55

그리스의 앞날에 또 먹구름이 끼었다. 국민들의 격렬한 시위 속에서도 의회는 긴축안을 통과시켰지만, 정작 돈을 지원해야 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딴죽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15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이었던 유로존 재무장관회의가 콘퍼런스콜(전화회의)로 대체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14일 성명을 내고 “그리스의 구제금융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당초 벨기에 브뤼셀에서 모이기로 했던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를 전화회의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융커 의장은 “그리스 정치권이 재정적자 감축안에 대한 추가 보완조치 등 유로존에서 제시한 모든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회의 대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리스 연립정부로부터 긴축안 이행 확약서를 받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스 의회는 지난 12일 올해 33억 유로(국내총생산 대비 1.5%) 규모의 긴축안을 승인했으나 이 중 3억2500만 유로는 세부 조치들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가결됐다.

이에 그리스 과도정부를 구성한 사회당과 신민당 대표들이 유로존이 요구한 긴축 이행 확약서에 서명했다고 AP통신이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15일 보도했다.

이들은 제1당인 사회당의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당수가 전날 밤 확약서에 서명했고 제2당인 신민당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당수도 이날 오전 서명했다고 전했다. 오는 4월로 예상되는 조기총선에서 신민당은 제1당에 오를 것이 유력시된다.

한편 그리스 정부가 32억 유로 규모의 올해 긴축안 가운데 유로존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메울 것을 요구한 3억2500만유로의 부족분을 절감하는 세부안에 이날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유력 일간지 타네아는 “믿을 만한 절감안이 제시될 것”이라며 3억2500만 유로 중 2억2500만∼2억3500만 유로는 국방비 삭감, 9000만∼1억 유로는 특수직 공무원 임금 10% 삭감으로 메워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