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빈강정’ 1월 고용 급증… 통계청 “20개월만에 최대폭”-청년층 실업률 다시 8%대로↑
입력 2012-02-15 18:59
‘1월 고용증가는 외화내빈?’
통계청은 지난달 고용이 2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속 빈 강정 측면이 적지 않다. 고용대박이 실상 전년도 특수상황에 따른 반사효과 측면이 강한 데다 청년층 실업률은 다시 8%대로 올라서고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도 6개월째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통계청은 1월 취업자가 2373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53만6000명 늘어났다고 밝혔다. 취업자 증가폭은 2010년 5월(58만6000명) 이후 가장 컸다.
하지만 통계청 설명대로라도 지난달 고용증가는 전년도의 기저효과에 기인한 바가 크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1월에 구제역과 이상한파가 겹쳐 농림어업 취업자가 10만4000명 줄어든 영향으로 올해 1월 농림어업 취업자가 3만6000명 늘어난 것이 고용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고용의 질도 문제다. 15∼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8.0%로 지난해 4월(8.7%) 이래 9개월 만에 다시 8%대로 올라섰다.
연령대별 취업자 역시 15∼19세가 전년 동월 대비 1만9000명, 20대 2000명, 30대 4만8000명 각각 줄어 젊은층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50대 취업자는 37만 6000명, 60세 이상은 21만3000명 늘었다.
고용효과가 큰 제조업의 고용 부진은 만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업은 지난달 취업자가 11만4000명 줄었다. 도·소매업(10만4000명),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8만6000명), 건설업(8만6000명)의 일자리 상승과는 궤를 달리한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제조업 고용 감소세가 6개월째 이어지는 데다 전달(8만5000명)보다 감소폭은 더욱 확대된 점이다.
자영업자도 지난달 19만명이 늘어나 2002년 4월(22만명) 이후 월간 단위로는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창업에 나서면서 주로 도·소매업, 숙박업, 음식점 등에서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이다.
국제적인 고용통계로 볼 수 있는 고용률은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 15∼64세 생산가능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은 지난달 57.4%로 지난해 2월(59.8%) 이후 최저다. 반면 지난해 12월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고용률은 63%다. 미국이 66.8%, 일본이 70.3%, 호주가 73%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사회진출 부진과 청년 실업을 고용률 저하 요인으로 꼽고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