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식구 생계 꾸리는 오뚝이 30세 가장… ‘현장르포 동행-오뚝이 아빠와 열 식구’
입력 2012-02-15 18:44
현장르포 동행-오뚝이 아빠와 열 식구(KBS 1TV·16일 밤 11시40분)
치킨집 배달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가장 이진호(30)씨. 아내와 다섯 아이, 그리고 장모와 처형까지 함께 모시고 산다. 모두 9식구. 아파도 일을 나가야 하는 등 어깨가 늘 무겁다. 남편을 돕기 위해 아내 순주(29)씨가 부업에 나서보지만 그것도 잠시. 아내는 다섯 아이를 키우는 것조차 벅차다. 경기가 나빠 배달 일은 점점 줄어들고 월세와 공과금은 3개월째 밀리며 위기를 맞는데….
진호씨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장애로 외할머니 손에 자란데다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방황을 했다. 그 무렵 사고로 한쪽 귀마저 다쳐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질 수 없었다. 혼자 자란 외로움 때문에 아내를 만난 뒤 3명의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갑자기 들어선 넷째가 쌍둥이가 되면서 자녀가 다섯 명으로 늘었다. 그러다 4개월 전 진호씨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어머니까지 모시게 된다. 하지만 어머니가 쓰러지기 일쑤여서 결국 집 근처 요양원으로 옮겨드린다.
진호씨네 집안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3∼7세의 말썽꾸러기 다섯 남매가 한창 뛰어놀 때이니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아이들을 바라보는 진호씨 부부는 그저 뿌듯하다. 그렇지만 요양원에 모신 어머니가 걱정이다. 요양비도 벌어야 하니 마음은 늘 바쁘다. 배달하던 오토바이가 눈길에 미끄러져도 진호씨는 오뚝이처럼 일어나야 한다. 그의 어깨에 열 식구의 생계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박정태 기자 jt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