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경기조작 파문] 승부조작 외국서는… 美 1919년 ‘블랙삭스’ 스캔들로 8명 퇴출
입력 2012-02-15 19:04
검은 돈의 유혹에 넘어간 해외 프로야구의 승부조작 사례는 많다.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승부조작 사건은 1919년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에서 터져나온 ‘블랙삭스’ 스캔들이다. 그해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선발투수 에디 시카티가 2구째 던진 공이 신시내티 레즈의 1번 타자 모리 레스의 등을 정확히 맞혔다. 관중석에서는 그해 29승을 거머쥐며 아메리칸리그 우승을 이끈 시카티의 단순한 실투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그 데드볼은 시카티가 도박사들이 모의한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는 신호탄이었다. 화이트삭스는 전력상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신시내티에 시리즈 내내 졸전을 이어가며 져주기 시합을 했다.
화이트삭스의 석연찮은 연패는 팬들로부터 의심을 샀고, 급기야 검찰 수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1년 넘게 진행된 재판 끝에 법원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 판결했으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선발투수 에디 시카티를 포함한 선수 8명에게 영구제명 처분을 내렸다. ‘블랙삭스’는 깨끗한 이미지의 흰 양말이 아닌 양심이 검은 양말을 빈정대는 표현으로 굳어졌다.
일본에서는 1960년대 말 야쿠자의 유혹에 넘어간 선수들이 승부를 조작한 게 드러나 관련 선수들이 퇴출당한 사례가 있다. 당시 신인왕 출신 투수가 100만 엔에 매수돼 상대에게 유리한 투구를 하며 팀 패배를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만에서도 1998년 스바오 이글스 선수 5명이 조직폭력단의 지원을 받은 도박사들로부터 돈을 받고 경기를 져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팀이 해체됐다. 2008년에는 신생팀 디미디어 티렉스가 중신 웨일스와 짜고 고의로 패배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돼 결국 두 팀 모두 리그에서 퇴출당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