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경기조작 파문] 700만 관중몰이 치명타? 경기조작 魔球… 프로야구 현혹
입력 2012-02-15 19:05
프로야구 승부조작 의혹과 관련, 서울 연고 구단 선발투수들이 연루됐다는 브로커 진술에 이어 경기조작 제의를 받았다고 고백한 선수까지 등장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채 확인되지 않은 갖가지 설이 난무하면서 프로야구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박찬호(한화) 등 해외파의 국내 복귀에 힘입어 사상 첫 700만 관중 돌파를 노리고 있는 프로야구의 흥행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역선수의 고백=서울 목동을 연고로 하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는 오른손 투수 문성현(21)이 과거 불법 도박 사이트 브로커로부터 경기 조작에 가담하라는 권유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15일 밝혔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경기 조작 관련 조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넥센 측은 “문성현이 과거 인맥으로부터 경기 조작에 도움을 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했다”면서 “소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문성현이 관련 사실을 구단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문성현은 지난해 5월부터 선발투수로 전환한 뒤 5승12패, 방어율 4.34를 기록한 평범한 선수다.
현역선수의 진술이 나오면서 야구계에 떠도는 소문이 실체를 드러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프로구단 한 관계자는 “서울 연고팀과 선수 이름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구단은 물론 야구계가 엄청난 후폭풍에 초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수 2명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LG구단은 “자체 조사 결과 전혀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선을 그었다.
◇난무하는 설, 설=‘올스타 출신 전직 프로야구 선수’를 자처하는 허위 인터뷰가 15일 모 케이블 방송을 통해 방영되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를 사칭, 일부 방송사를 통해 승부 조작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퍼뜨린 익명의 제보자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15일 밝혔다. KBO는 “문제의 제보자가 경기조작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야구팬들에게 우려와 실망을 안겼다”며 경찰에 조속한 수사를 요청했다. 자신을 은퇴한 유명 프로야구 선수인 ‘정수근’이라고 밝힌 이 제보자는 이날 오전 한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도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말한 뒤, “선수와 코치가 짜고 수비실책을 범하는 방식 등으로 승부조작을 해 왔다” “유명 선수도 연루됐다” “조직폭력배도 개입했다” 등의 주장을 쏟아냈다. KBO는 정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제보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듣고 이 허위제보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현재 그럴듯한 승부조작설이 난무하고 있지만 사실로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