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정동영 ‘FTA 격돌’… 鄭, 김종훈과 대결 거론에 “박근혜와 맞붙고 싶어”

입력 2012-02-15 22:11

여야의 대표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반론자들이 라디오방송에서 격돌했다. 지난해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때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었던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과 당시 외통위에서 ‘을사오적’을 거론하며 반대에 앞장섰던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이 다시 맞붙은 것이다.

두 사람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먼저 남 의원은 “민주당의 한·미 FTA 폐기론은 무책임하다. 이미 (선거에) 승리한 것처럼 오만한 자세”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정 고문은 “총선 이후 협정 효력정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남 의원은 “폐기냐 재협상이냐. 여론에 춤을 추면서 국민을 우롱해선 안 된다”고 날을 세웠고, 정 고문은 “일단 발효를 중단하고 재협상하자는 것”이라며 “세계경제 환경이 바뀌었고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넓어져 FTA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대응했다.

그래도 남 의원이 “상황이 바뀌었다고 폐기의 대상이냐. 눈 가리고 아웅 한다”고 비난을 퍼붓자, 마침내 정 고문이 폭발했다. 그는 “을사조약도 국가 간 조약이고 유신헌법도 헌법이었다. 조약을 철폐할 수 없다면 우리는 지금 일제시대나 유신체제에 살고 있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정 고문은 출마 선언한 서울 강남을에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 “기왕이면 대표선수끼리 붙는 게 좋겠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나오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