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유영대] 한기총 새 집행부 비대위, 대화와 타협을 기대한다
입력 2012-02-14 22:35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새 대표회장에 예장 합동의 홍재철 목사가 14일 당선됐다. 하지만 이날 홍 목사의 당선은 예장 통합과 백석, 대신, 기성 등 ‘한기총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소속 단체들이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한기총의 앞날은 그리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교회 대표적인 연합기구인 한기총에는 아름다운 ‘연합과 일치’가 없었다. 비난과 원성, 법정소송 등 마찰음만 가득하다. 비대위는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한기총을 운영하고 있다”며 지도부를 비난했다. 지도부는 “회원들이 사사건건 지도부를 비난하며 따르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비대위는 이날 총회가 끝난 뒤 “한기총이 정상화될 때까지 한기총 관련 행사 및 사업에 불참한다. 한기총의 총회 결의 및 대표회장 선거 결과에 동의할 수 없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 따로 사무실을 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대표회장 당선 무효 및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지도부의 파행에 반대하는 한국교회 모든 교단과 단체, 기관과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점입가경이다. ‘부흥과 성장’이 아니라 ‘지도부 퇴진’에 집중하고 있는 비대위의 자세가 과연 최상일 수 있을까.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비대위는 이날 법원은 비대위가 제기한 총회개최금지 가처분신청이 기각 당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법원은 한기총 회원교단들이 법에 의존하지 말고 성숙한 자세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아름다운 연합을 하도록 주문한 것이다. 새로 집행부를 구성할 홍재철 목사나 비대위는 더 이상 한국교회를 어렵게 해서는 안 된다.
홍 목사는 이날 “비대위를 구성하고 있는 교단의 인사들을 만나 대화를 하겠다. 낮은 자세로 섬기고 한국교회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한국교회가 주목하고 있고, 그 말에 기대를 건다. 양측은 한기총 주인에 대한 자각을 새롭게 해야 한다. 성도들이 내는 헌금으로 운영되는 연합기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불협화음’이나 듣자고 헌금을 낸 게 아니다.
언제까지 대립할 것인가. 한국교회를 위해 양측의 대화와 타협을 기대한다.
유영대 기자 <종교부>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