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엽기적 사건 교계 대책은… “사이비 일탈, 일선 지역교회가 먼저 감시를”
입력 2012-02-14 20:06
#1. 지난해 5월 경북 문경에서 발생한 십자가 사건. 최초 발견자로서 사망자와 종교적 교감을 나눴던 주모씨는 본인을 목사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출신 신학교와 소속 교단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목회했다. 더 이상 묻지 마라”며 완강하게 답변을 거부했다. 사망자 역시 정확한 출석교회와 신앙이력이 밝혀지지 않았다.
#2. 지난해 12월 일부 청년들이 동국대 앞에서 교회소개 등이 담긴 유인물을 배포했고 이를 저지하는 승려를 고소했다. 승려는 “교내 전도행위를 제지한 적이 있는데 WATV라는 이름을 쓰는 기독교 단체에서 경찰서에 나를 고소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3. 지난 11일 전남 보성에서 발생한 ‘세 자녀 치사사건’에서 당사자인 아버지는 자신을 목사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교회는 이단세력인 K파 소속 교회로 알려졌다. 이 지역의 한 목회자는 “문제가 된 교회는 이단 세력에 속한 교회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십자가 사건이나 동국대 앞 전도사건, 세 자녀 치사사건에서 볼 수 있듯 정통 기독교의 가치관을 따르지 않은 사이비 종교단체의 일탈행동이 한국교회 이미지를 심하게 깎아내리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지역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지역교계가 재빨리 대응하고 한국교회 차원에서 언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 이억주 대변인은 “전남 보성 사건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신학대 졸업과 목사안수 이력조차 없는 사람”이라면서 “그런데도 한겨레나 경향신문과 같은 좌파언론은 기독교를 공격할 호재라고 생각했는지 이 종교인에게 ‘목사’라는 호칭을 사용하면서 교회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이제는 한국교회가 정통과 사이비 교회를 분명하게 구별할 때가 됐다”면서 “지역교회 연합회도 비정상적인 교회는 미리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밝혀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교계 전문가들은 엽기적인 일련의 사건을 두고 정통 기독교 가치관을 벗어난 일탈행위이기 때문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명수 서울신대 교수는 “일련의 사건들이 한국교회의 가치관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이단 사이비 단체에서 발생한 일인데 단지 교회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언론이 무책임하게 한국교회를 비방하고 있다”면서 “교인들이 나서 해당 언론사에 항의를 하고 정정 보도를 적극 요청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박종순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도 “건전한 것과 불건전한 것을 미리 구별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기독교 전체가 마치 이상 집단처럼 매도당할 수 있다”면서 “언론 역시 교회라는 간판을 걸었다 할지라도 그 집단의 건전성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지역교회 연합회에서도 시시비비를 분명하게 가리고 교회와 사회에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고 부탁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