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박물관’ 건립 꿈꾸는 김옥현 한국복지사이버대 이사, 취미로 모은 LP판 7만여장 기증 계획

입력 2012-02-14 16:32


“국내 최초의 대중음악박물관을 건립하는 게 꿈입니다.”

20대 시절부터 취미로 모은 LP레코드(분당 33회전) 7만여장을 소유하고 있는 김옥현(57·사진) 한국복지사이버대학 재무이사의 일상은 음악에서 시작해 음악으로 마무리된다.

집에는 물론 경북 경산시 남천면 한국복지사이버대학 안에 자리 잡은 그의 사무실에도 수만장의 LP와 오디오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항상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중학교 시절 ‘음악에 눈을 떴다’는 김 이사는 LP 7만여장을 본인이 직접 모았다고 한다. 이 가운데 1000여장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희귀판’으로 경제적 가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귀한 것들이다. 특히 윤심덕의 ‘사의 찬미’,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등 일명 ‘돌판’(돌가루가 들어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불리는 SP레코드(분당 78회전) 200여장은 온라인 판매사이트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수년 전 소문을 듣고 찾아온 한 중년 남자가 거액에 희귀 SP 거래를 요청했지만 박물관 건립 등 향후 계획을 설명하며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1960년대부터 나온 LP는 91년부터 출시가 중단됐다. 따라서 그때까지 국내에서 제작된 대중가요 LP는 김 이사가 거의 다 보관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아파트에 3만장을, 학교 사무실에 2만장을, 별도의 창고에 2만장을 각각 분산·보관해 오고 있다. 김 이사는 앞으로 이 LP들을 모두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기증해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대중음악박물관’을 건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김 이사는 군복무를 마친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반 대구시내 일류 음악감상실에서 이른바 ‘DJ(disk jockey)’로도 활동했다. 웬만한 봉급쟁이 월급이 10만원 정도였을 그 당시 그는 월수입이 20만원을 넘을 정도로 ‘잘 나가는 DJ’였다. 김 이사는 그때부터 수입의 대부분을 LP 구입에 투자했다. LP 외에 오디오 시스템 구입에도 아낌없이 투자하는 등 음악과 관련된 곳에 돈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김 이사는 “대중가요 속에는 우리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다”며 “대중음악박물관이 건립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감성을 전달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