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금융위기 이후 최악… 2011년 순상품교역조건지수 78.9로 8.3% 줄어들어

입력 2012-02-14 19:26


지난해 교역조건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유를 비롯해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4분기 및 연중 무역·교역조건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05년=100)는 78.9로 전년보다 8.3%(7.1 포인트) 줄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1단위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로 나타난 것으로 이 수치가 100에 못 미치면 수입품에 비해 수출품이 상대적으로 제값을 못 받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수출단가지수는 전년에 비해 상승세가 둔화된 반면 수입단가지수는 확대된 가운데 수입단가지수가 수출단가지수보다 더 빠르게 상승한 탓이다. 수출단가지수는 지난해 8.5% 상승했지만 수입단가지수는 원유 등 원자재와 소비재 등을 중심으로 18.4%나 급등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최근 5년 동안 전년 대비 순상품교역조건지수 등락률(그래프 참조)을 보면 각각 ‘-2.5%→-13.8%→9.9%→-0.3%→-8.3%’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후 1년 만에 플러스 증가율을 보이다가 다시 2010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이는 우리 경제가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지만 수출 증대의 경제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소득교역조건지수 등락률은 2007∼2011년 각각 ‘7.7%→-8.3%→10.6%→15.8%→2.4%’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수출입상품의 가격변동만을 나타낼 뿐 가격변동으로 인한 수출입물량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역에 따른 한 나라의 실질적인 이익변화를 나타낸다. 현재 우리 경제는 수출이 늘어도 실질적인 수출의 경제 견인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상태에 직면한 것이다. 고부가가치 수출, 에너지 해외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