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들 “시진핑 부주석 방미는 중국의 미소외교”… 오바마 대통령 면담 등 이모저모

입력 2012-02-14 19:04

미국을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14일 오전(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13일 오후에 워싱턴DC에 도착해 하룻밤을 지낸 뒤 이날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한 시 부주석은 아침에 백악관을 방문, 조 바이든 부통령과 두 시간 동안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함께했다. 시 부주석은 이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로 이동,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다. 두 사람은 향후 양국 우호관계 증진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아시아·태평양 중시 정책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고, 시 부주석은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부주석은 대통령과의 면담이 끝난 뒤 바이든 부통령과 클린턴 장관이 국무부에서 공동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했다. 오찬에는 미 행정부, 업계, 학계, 시민단체, 예술계 등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오찬이 끝난 뒤에는 국방부를 방문해 브리핑을 들었다.

미 언론들은 시 부주석의 방미를 ‘중국의 미소 외교(smile diplomacy)’라고 평가했다. 그의 서민적이고 대중 친화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중국 측의 의도를 빗댄 표현이다. 토니 블링컨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시 부주석이 후진타오 주석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방문은 미래의 미·중관계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시 부주석은 15일에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비롯한 상·하원 주요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또 저녁에는 자신의 숙소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미·중관계에 대한 연설을 할 계획이다. 이어 아이오와주로 이동, 농장을 방문한다. 이곳은 1985년 허베이성 정딩현 당서기 자격으로 시진핑이 축산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했던 곳이다. 16∼17일에는 캘리포니아주를 들른다. 이곳에서는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도 관람할 예정이다.

시 부주석은 이번 방미 일정을 통해 차기 중국 지도자로서의 위상과, 특히 미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우선한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등이 국제 교역규칙을 제대로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새로운 재정기금 2600만 달러 조성을 의회에 요청했다. 기금의 50∼60%는 불공정무역행위에 대한 미국의 감시·조정역할을 개선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