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버티기? 연임 포기? 아리송… “대우조선 사장 내부인 선임땐 언제든 용퇴” 발언 묘하네

입력 2012-02-14 19:00


대우조선해양 남상태(사진) 사장의 임기가 오는 3월로 만료되면서 교체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최근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사퇴요구설이 나오고 있으나 그가 연임을 위해 버티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과 이미 퇴임을 결심했다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남 사장은 14일 고위 임원들과 만나 “내부에서 대표이사가 선임된다면 언제든지 용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대우조선 관계자가 전했다.

남 사장은 다만 “총 6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이사로서 거취를 스스로 결정하기는 곤란한 것 같다”며 “지금까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이끌어온 당사자에 의한 최종 마무리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은 현재 해외 석유회사들과 1∼2개월 안에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프로젝트가 총 6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 사장은 이어 “앞으로 1∼2개월 동안 어느 정도 일감을 확보하느냐가 향후 몇 년간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며 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남 사장의 언급만 놓고 보면 밀려있는 프로젝트 계약을 최종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자신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자신은 물러나더라도 후임에 낙하산은 안 된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사퇴요구설이 불거지기 전까지 대우조선 내부에서는 남 사장이 연임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 고위관계자는 “대우조선이 해외에서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남 사장 연임이나 내부 승진을 통한 후임 대표이사 선임으로 경영의 연속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 사장 연임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는 지난해 1월 옥포조선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임은 아마 시켜주지도 않겠지만 하라고 해도 안 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오랫동안 ‘연임로비 의혹’에 시달렸던 그로서는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말에는 “임기가 끝나면 끝나는 것이고 다른 변수가 생기면 그게 순리”라고 말해 연임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으나 이미 정치권의 타깃이 된 상황이어서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 사장은 1979년 대우그룹 조선공업 부문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2009년 사장에 재선임됐으나 이후 줄곧 연임로비 의혹에 시달렸고, 검찰수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결론났지만 이미지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