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반FTA 질타’ 野공격 선봉
입력 2012-02-14 21:37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감동인물찾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모든 직원이 청각장애인인 서울 종로의 홍차전문점 ‘티아트’를 찾았다. 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사회적 기업이 뿌리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따뜻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면서 “장애인을 고용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를) 연결시키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박정동 대표는 “귀한 분이 와주셔서 힘이 됐다”고 화답했다.
박 위원장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직원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하고 홍차를 같이 마시며 한 시간 정도 머물렀다. 또 가게를 나오다가 인근 주민이 ‘민족중흥, 유비무환’이라고 적힌 박정희 전 대통령 글씨액자를 내밀자 ‘박근혜’라고 사인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박 위원장이 4·11 총선을 앞두고 현장 정치를 강화하는 것에 맞춰 당 안팎에서 그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요구하는 야당을 향해 장문의 격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투사형 박근혜’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과거 정치적 위기였던 2008년 18대 총선 공천과 세종시 정국 등에서 결연한 모습을 보여왔다. 당 관계자는 “평소 ‘현안 발언이 인색하다’는 비판까지 받았던 박 위원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이라고 말했다.
일단 박 위원장이 총선 사령탑으로 더 이상 2선에 머물지 않고 대야(對野) 공격의 선봉에 서겠다는 결심이 확고하게 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본격적인 선거전도 시작되기 전에 각종 악재가 터지며 우려감이 커짐에 따라 박 위원장이 조기에 야당과 각을 세울 필요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또 박 위원장 외에 당내에서 마땅히 나설 인사가 없다는 점도 작용한 듯하다. 친이명박계가 급속히 소멸되면서 현재 여당에서는 야당을 대적할 만한 공격수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미 FTA 건이 총선 쟁점화될 경우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이 섰을 수 있다. 친박계 한 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한 한·미 FTA를 민주당이 앞장서 폐기하자고 나서는 것은 다수의 친노성향 지지층에게마저 이중적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위원장은 보수층을 비롯한 FTA 찬성 측에 강력한 이미지를 남겼다.
한편 친박계 최다선 홍사덕 의원은 공천 신청을 하지 않고 거취를 당에 일임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 측근은 “불출마를 밝힌 건 아니며 당 중진들의 제방 역할을 끝까지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