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랑스 조력발전소, 어족량 회복… 생물다양성은 감소

입력 2012-02-14 21:56


현재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대규모 조력발전소는 우리나라의 시화조력 외에는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가 유일하다. 랑스발전소로 인한 주변 하구생태계의 훼손 또는 복원여부가 국내에서 논란거리가 됐다.

◇랑스발전소의 환경영향=프랑스 랑스강 하구에 1960년대 말 설치된 세계 최초의 상용화 조력발전시설이다. 랑스강은 넓은 모래톱을 가진 깔때기 모양의 유역을 형성하고 있으며 주변은 리아스식 해안을 이뤄 조력발전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 시설용량은 240㎿급, 연간발전량은 540GWh에 이른다. 약 10만명의 전력소비량, 그리고 프랑스 전체 전력공급량의 0.012%에 해당된다. 완공된 후 약 40년 동안 가동되면서 조력발전소의 환경적 영향이 유일하게 다각적으로 관찰된 곳이다.

1961∼66년 진행된 방조제 건설공사의 막바지 3년간 조간대와 외해간 해수교환이 완전히 차단됐고, 해양생물은 거의 전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프랑스 전력공사의 사후영향평가서에 언급되지 않았다. 방조제 건설 후 조차와 해수교환율이 각각 40%와 30% 감소했다. 조간대 면적도 70%에서 50% 미만으로 줄었다.

발전소 준공 직후인 71년에는 출현종이 매우 적었지만, 발전소 가동으로 바닷물이 유입되고 해수교환율이 어느 정도 높아지면서 해양생물상이 점차 회복됐다. 갯지네, 지중해 담치, 고비류 등 넓은 범위의 염도에 잘 견디는 종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76년까지 종 풍부도와 밀도가 점차 증가했다. 95년 이후 생태계는 안정화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렇지만 정착성 어종은 증가했으나 회유성 어종은 감소했다. 어족 자원량은 댐건설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됐으나 생물다양성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영국 세버언 조력발전계획 중단=영국 정부는 73년 오일쇼크 이후 세버언강 하구에 설비용량 8600㎿, 연간발전량 16TWh 규모의 초대형 조력발전설비를 건설하는 계획을 세웠다. 세버언강 유역은 조차가 12.3m에 달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조수간만 차를 유지하고 있다. 78년 설립된 타당성검토위원회는 89년 조력발전소 건설 타당성조사와 기본설계를 완료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환경문제와 지역경제 악영향 등 논란이 일자 정부는 전략환경평가를 도입해 다각적으로 재검토에 들어갔다. 2010년 말 발표된 최종결론에서 사업타당성과 환경영향이 부정적으로 나오자 세버언 조력발전사업은 무기한 보류됐다.

사업보류의 이유로는 수위차 감소로 인한 홍수 위험, 유속 감소에 따른 해양생물 개체수의 감소 우려를 들 수 있다. 또 해안 사구나 해수욕장의 형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무엇보다 드넓은 펄 갯벌과 염습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를 빠뜨릴 수 없다. 이들 습지는 보전가치가 높은 철새 서식지로 특별보호구역 및 람사르습지로 등재돼 있다. 조간대 면적이 감소하고 노출시간이 줄어들면 새들의 먹이와 먹이 활동시간이 줄어든다. 황오리, 민물도요, 붉은발도요 등 보호종은 모래질보다 펄질 갯벌을 좋아한다. 그러나 펄 갯벌이 모래 갯벌로 바뀌면 이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죽게 될 것이다.

발전시설이 가동될 경우 어류와 어업도 위협받는다. 연어, 송어, 칠성장어 개체수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칠성장어는 영국 고유종에 해당하며 이곳에서의 사멸은 고유종 감소를 의미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임항 환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