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만 국토안보위원장 “美, 시리아 반군에 무장 지원해야”

입력 2012-02-13 19:45

시리아 유혈사태가 확산되면서 반(反)정부군에 대한 무력 지원 주장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조 리버만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은 12일(현지시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고 유혈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미국이 시리아 반군의 무장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버만 위원장은 CNN에 출연, “펜타곤(국방부)이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시리아 반군을 도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미국의 책임 있는 고위 정치권 인사가 직접적인 무력 개입을 천명한 것은 처음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아사드 정권 퇴진을 위해 고강도의 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군사적 지원 등 무력 개입에 대해서는 공개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리버만 위원장은 “의료 지원이 우선 이뤄져야 하며, 그 다음으로 시리안 반군에 훈련과 통신 장비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무기를 보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펜타곤은 오바마 대통령이 명령을 내리면 움직일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카다피를 축출시킨 리비아 사태보다 시리아 상황이 더 미국의 개입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 지상군 파견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잭 류 백악관 비서실장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사드 체제의 잔학성은 용납할 수 없으며 반드시 종식되어야 한다”며 “미국은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도 이날 카이로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성명을 통해 “유엔 안보리에 시리아 내 교전 중지의 이행을 감시 감독할 유엔·아랍연맹 평화유지부대의 파견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랍연맹은 각국에 시리아 정부에 대한 모든 외교적 협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반정부 세력을 적극 지지하기로 결의했다.

아랍연맹은 오는 24일 튀니지에서 시리아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는 국제연대 ‘시리아의 친구들’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 회의에는 아랍연맹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각국 대표들도 참석, 시리아 사태 종식을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