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우승 부담 얼마나 컸기에… 페블비치 프로암, 위창수 준우승 그쳐

입력 2012-02-13 19:39

우승도 해 본 사람만이 하는 것일까. 2위와 3타차의 여유를 갖고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 위창수(40·테일러메이드)는 첫 우승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반면 위창수에 6타 뒤진 채 출발한 필 미켈슨(42·미국)은 이날 무려 8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40회 우승을 자축했다. 그것도 재기에 몸부림치는 타이거 우즈(37·미국)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미국 언론은 1∼3라운드 선두로 생애 첫 우승을 바라보는 위창수 보다 바로 앞 조에 포진된 미켈슨과 우즈 조의 역전 우승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2005년부터 PGA무대에서 162차례의 경기를 치렀지만 우승 없이 준우승만 4차례 거둔 위창수의 아픈 과거를 증거로 내밀었다. 고도의 심리게임인 골프에서 우승을 해본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의 차이는 컸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6816야드)에서 열린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위창수는 전반에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적어내 3타를 잃으며 스스로 무너졌다. 반면 미켈슨은 전반에만 5타를 줄이며 간단히 승부를 뒤집었다. 위창수는 후반 16번홀(파4)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는 등 반격에 나섰지만 최종합계 15언더파 271타를 마크, 5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8언더파로 합계 17언더파 269타를 친 미켈슨은 1998년, 2005년, 2007년에 이어 네 번째로 이 대회의 정상에 오르면서 PGA 투어 통산 40승을 채웠다. 역대 PGA 투어에서 40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미켈슨을 포함해 9명뿐이다. 우즈는 3타를 잃고 뒷걸음질해 공동 15위(8언더파 278타)로 떨어졌다. 미켈슨은 우즈와 벌인 최근 5차례의 최종 라운드 같은 조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미켈슨은 작년 4월 셸 휴스턴 오픈에서 우승했지만 이후 퍼트 난조에 빠져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작년 한때 벨리퍼터를 사용했던 미켈슨은 올 시즌에는 짧은 퍼터로 바꿔 이번 대회 내내 라운드당 퍼트 수를 30개 이내로 유지했다.

재미교포 나상욱(29·타이틀리스트)은 2타를 줄여 공동 5위(11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