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대주주 증자·출자전환 병행 추진
입력 2012-02-13 19:1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200억원대 금호산업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개인 최대주주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대주주 유상증자, 채권단 출자전환, 대규모 자금지원 등 3가지 방안을 동시에 추진해 금호산업의 자금난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2010년 금호산업 감자로 지분을 대부분 잃은 박 회장에게 유상증자 참여의 길을 열어줬다.
박 회장은 지난해 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과 자신의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팔아 마련한 3500억원 가량의 실탄을 마련해 놓고 있다. 통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시장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지만 박 회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20%가량 높은 가격에 참여키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이 개인 자금으로 증자에 참여하면, 채권단은 출자전환과 2000억∼3000억원 가량의 대규모 자금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정상화 방안이 성사되면 현재 부채비율이 2000%를 넘는 금호산업의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자금난으로 지난달 임금 및 협력업체 대금지급이 일부 지연된 데다 자본잠식 상태가 장기화되면 상장폐지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박 회장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금호산업 지분 17.5%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금호산업이 32.1% 지분으로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도 박 회장 체제가 강화된다. 박 회장은 비슷한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도 참여할 계획이어서 박 회장 오너 체제는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금호그룹의 계열 분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금호석화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해 그룹분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