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예탁금 운용수익 5600억 챙긴 증권사들… 금감원, 사실조차 파악 못해
입력 2012-02-13 21:41
증권회사들이 5600억원의 운용수익을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려주지 않고 챙긴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국민일보 2011년 11월 11일 자 1면 참조>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증권사들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4∼5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벌인 감사에서 증권회사들이 투자자 재산인 투자자·펀드 예탁금 운용수익 5692억원을 돌려주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증권회사 48곳은 2009∼2010년 증권금융㈜에서 투자자 예탁금 운용수익으로 8317억원을 받아 투자자에게는 34%인 2848억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5469억원은 회사 이익으로 챙겼다.
투자자 예탁금의 운용수익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등을 매입하려고 증권계좌에 예치한 자금을 운용해서 번 돈으로 필요경비를 뺀 나머지 금액은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하는데도 증권사들은 일부만 되돌려준 것이다.
A증권사는 운용수익 1092억원 중 764억원을 투자자에게 준 반면, B증권사는 1078억원 중 249억원만 지급했다. C증권사는 운용수익 513억원의 11%(59억원)만 투자자에게 되돌려 줬다. 펀드판매회사 74곳도 펀드 예탁금 운용수익 223억원을 투자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회사 이익으로 귀속시켰다.
또 증권사들은 투자자에게 돌아가야 하는 수수료 체계개편 혜택을 챙겼고 2000∼2010년 사망 신고된 270만명의 금융자산 중 6%인 16만4000여명의 예금 4900여억원도 인출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현수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