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팬클럽 ‘나의 꿈, 철수의 꿈, 수많은 사람들의 꿈(나철수)’이 창립 5일 만에 해체 위기를 맞고 있다. 공동대표 3인 가운데 2명이 사임하고 회원 다수가 탈퇴할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대표단에는 고려대 교수인 정창덕 공동멘토대표만 남았다.
정해훈 공동대표는 13일 “본래 취지와 달리 소모적 논쟁에 휘말려 책임을 느낀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이장희 공동대표도 “정치적으로 왜곡돼 상처를 받았다.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정 공동대표는 하루 전 언론과의 접촉에서 안 원장이 지난달 초 조순 전 경제부총리를 찾아가 대권도전과 관련한 조언을 구했다고 밝혔다. 그의 전언에 따르면 안 원장이 조 전 부총리에게 “선거를 하면 거리 유세도 해야 되는 데 나는 잘 못한다”고 하자 조 전 부총리는 “TV토론, 트위터, 페이스북이 있지 않느냐”고 했고, 다시 안 원장은 “TV토론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생사고락을 같이 할 10명의 동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 전 부총리의 말에 안 원장은 “대권 결심이 서면 부총리님께 제일 먼저 말씀드리겠다”고 화답했다는 것이다. 정 공동대표 말로 유추해보면 안 원장은 정치 참여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이미 대선 도전까지 고민할 정도로 적극적인 셈이다. 이에 대해 안철수연구소 측은 “조 전 부총리가 여러 차례 만나자고 해 만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정 공동대표는 2000년 조 전 부총리의 민국당 총재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런 그가 지난 9일 나철수를 창립했을 때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원장 의중이 실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 공동대표는 사퇴의 변을 밝히며 “갖가지 정치적 해석이 난무해 설립 취지가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신창호 기자
‘나철수’ 창립 5일만에 해체위기… 공동대표 잇단 사퇴·회원 탈퇴
입력 2012-02-13 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