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 ‘음식물 삼킴 장애’ 요주의… 면역력 저하로 연하장애 많아

입력 2012-02-13 18:06


연하(嚥下)장애는 목의 근육, 신경에 문제가 생겨 음식물을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 병에 걸리게 되면 식도를 거쳐 위로 들어가야 할 음식물이 기도로 잘못 흘러들어가 ‘흡인성 폐렴’을 합병할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는 뇌졸중 환자의 경우 면역력이 크게 저하된 상태라 연하장애에 의한 흡인성 폐렴에 더욱 잘 걸리고, 이 때문에 생명까지 위험해지기도 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의대 재활의학교실 임선 교수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 말까지 최근 4개월간 부천성모병원에서 뇌졸중 치료를 받은 환자 3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8.8%가 정상적인 식사가 어려워 재활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연하장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음식물 삼킴 기능 장애가 뇌졸중 환자 10명 중 4명꼴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일반인은 음식이 기도로 잘못 넘어가면 반사적으로 거부반응과 같은 형식의 사레가 들리기 마련. 하지만 뇌졸중 환자들은 연하장애가 생기면 음식물 삼킴 근육은 물론 기침 반사 기능도 덩달아 마비돼 이 같은 반응이 나타나지 않게 된다. 그래서 환자 자신도 음식을 제대로 삼켰다고 느낄 정도. 일단 치료 후 퇴원했던 뇌졸중 환자가 흡인성 폐렴으로 다시 입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임 교수는 “뇌졸중이 오면 겉으로 보이는 얼굴, 팔, 다리 근육에 마비가 오듯이 환자의 입안, 혀 및 목안의 근육들도 마비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겉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족들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뇌졸중 환자의 연하장애에 의한 흡인성 폐렴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물을 포함한 음식물을 함부로 주지 말아야 한다. 의식이 없거나 인지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억지로 음식을 떠먹이면 흡인성 폐렴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환자의 구강위생관리도 중요하다. 식사를 거의 못하게 되기 때문에 살균 작용을 하는 침 분비도 줄어들어 폐렴 유발 위험이 있는 구강 내 세균이 번성할 우려가 있다. 가족들은 몸 쓰기가 불편한 환자를 대신해 하루 3번 이상 거즈나 부드러운 솔로 혀와 잇몸을 닦아주는 게 좋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