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도부, 보시라이 조사 합의… 兩會 시작전 결과 발표
입력 2012-02-13 21:46
왕리쥔 사건 2라운드… 中 정계 지각변동 예고
중국 최고 지도부와 정계 원로들이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서기의 비리 혐의에 대한 조사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거론되던 보 서기에 대한 감찰 조사가 진행된다면 6년 전 낙마한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시 서기 사건 이후 중국 정계 최대의 지각 변동이 벌어지는 셈이다.
미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사이트 보쉰(博訊)은 13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 9명과 장쩌민(江澤民) 등 원로들이 다음 달로 예정된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 전에 조사 결과를 내놓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 ‘왕리쥔 사건’ 때문에 올 가을 권력을 승계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욱이 중국 관영 언론은 한때 시 부주석 미국 방문에 대해 소극적인 보도 태도를 보여 지도부 내에 이상기류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 전·현직 지도부는 보 서기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빠른 시일 내에 인민들에게 설명을 해줘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쉰이 전했다.
이에 따라 보 서기는 중앙기율검사위에서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율검사위는 이를 위해 특별 소조(小組)를 구성했으며 여기에는 ‘천량위 사건’과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 비리 사건 등 대형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대거 파견됐다고 보쉰이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인 드라마’는 사전 각본에 의해 이뤄지는 권력 승계가 평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시 부주석은 대권 승계를 보장받고 있지만 ‘왕리쥔 사건’은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민일보는 ‘진실과 거짓, 정치원칙 가늠한다’는 1면 논평 기사에서 “거짓이 진실인 양하면 진실 또한 거짓이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고 지도부 내에서 태자당인 보 서기에 대해 비판적인 세력이 ‘왕리쥔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관영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홈페이지 인민망(人民網)은 이날 미국 방문길에 오른 시 부주석 관련 소식을 오전에는 다루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다가 오후부터 머리기사로 내보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