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하이닉스 사내이사에 선임… 국민연금 ‘중립’결정 위원 2명 반발 사퇴
입력 2012-02-13 18:59
하이닉스는 13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태원(사진) SK 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그러나 하이닉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최 회장 선임에 대해 ‘중립’ 결정을 내리고,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정부 측 추천위원 2명이 최 회장 선임과 국민연금의 중립 결정 등에 반발하며 사퇴, 파장이 일고 있다.
하이닉스는 최 회장이 주총에서 찬성 41.92%, 반대 15.89%로 의결권 주식 중 찬성표가 반수가 넘어 이사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1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 회장을 공동대표나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과거의 일로 기업인의 경영활동을 제한할 필요는 없는데다 확정 판결 전에 미리 예단해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경기 변동성이 심하고 대규모 투자를 수반해야 하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대주주의 빠른 의사결정이 필수”라며 “풍부한 경영의 경험과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최 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하이닉스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 지홍민 임시 위원장(이화여대 교수)은 “국민연금 의결위가 원래 설립됐을 때의 목표를 실현하기 힘들다고 보고 사퇴했다”고 말했다. 김우찬 KDI 국제정책연구원 교수는 “국민연금의 중립 결정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위원직을 사퇴했다”며 “재벌을 위한 편의 봐주기로, 위원회에서 더 이상 활동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부 변호사들은 국민연금공단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는 것은 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며 집단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신종수 기자 js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