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대규모 교전 비화 조짐… 이라크 등서 反정부군에 병력·무기 대거 유입

입력 2012-02-12 21:47

이라크에서 활동하던 지하드(성전·聖戰) 전사들이 잇달아 시리아 반정부군 쪽으로 가담하는 등 시리아사태가 확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70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시리아 사태가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본격적인 무력 충돌로 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시리아 유혈사태가 이웃나라 레바논에서 친시리아파와 반시리아파 간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시리아 반정부군에 무기 대거 유입=아드난 알 아사디 이라크 내무차관은 11일(현지시간) “이라크의 지하드 전사 상당수가 시리아로 향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과거 이라크에서 활동하던 시리아 무장세력도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지금까지는 우세한 화력을 앞세운 정부군이 일방적으로 민간인을 강경진압하는 구도였지만 앞으로는 병력과 장비를 보강한 양측 간의 대규모 교전이 불가피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여기에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시리아 반정부군 지지를 공언해 알카에다가 시리아 내전과정에 개입할 개연성도 높아지고 있다.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이날 공개된 동영상을 통해 “터키 이라크 요르단 레바논의 무슬림은 시리아 봉기를 지원하고 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리아 정부군의 고위급 장성이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처음으로 무장괴한 3명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유혈사태 레바논까지 확산=시리아 유혈사태가 인접국 레바논까지 확산됐다. 레바논 제2의 도시 트리폴리에서 11일 시리아 정권에 적대적인 수니파 무슬림과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는 알라위파 간 충돌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레바논 관리는 “양측 간 충돌로 수니파와 알라위파 주민이 각각 1명씩 숨지고, 17세 소녀도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이슬람과 기독교 등 18개 종파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레바논은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사실상 정권을 잡고 있다. 레바논의 한 정치인은 강력한 무기를 보유한 이슬람 최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시리아 사태에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는 다마스쿠스 주재 리비아와 튀니지 대사에게 각각 72시간 내에 대사관을 폐쇄하고 자국을 떠나라고 통보했다. 튀니지와 리비아가 시리아 대사를 추방한 데 대한 보복조치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아랍연맹 외무장관들은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시리아 사태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 아랍연맹 시리아 감시단 대표 모하메드 사메드 쿠스타파 알 다비가 사임을 발표해 시리아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인 공조도 미궁으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