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最古 요리책 ‘수운잡방’ 국학진흥원에 기탁… 16세기 안동 사대부 김유가 저술

입력 2012-02-12 19:18

한국국학진흥원은 광산김씨 설월당 종택의 15대 차종손(次宗孫) 김원동씨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요리책인 ‘수운잡방(需雲雜方)’을 최근 기탁했다고 12일 밝혔다. 수운잡방은 16세기 안동 사대부인 김유가 한문으로 쓴 요리책으로, 현존하는 최초의 한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보다 100여년 전에 발간됐다.

수운(需雲)은 ‘구름 위 하늘나라에서는 먹고 마시며 잔치와 풍류로 군자를 대접한다(雲上于天需君子以飮食宴樂)’는 ‘역경’의 한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격조를 지닌 음식 문화를 뜻한다. 책에 수록된 요리법은 장 담그는 법을 비롯해 우유와 쌀을 끓여 만드는 ‘타락죽’, 쇠고기로 만드는 국수 ‘육면’, 꿩고기를 넣어 만든 물김치 ‘치저’, 오이김치 ‘수과저’ 등 200여 가지에 이른다.

기탁자 김씨는 “집안의 소중한 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자 국학진흥원에 맡기게 됐다”고 말했다. 김형수 국학진흥원 전시운영실장은 “조선시대 남자가 쓴 보기 드문 요리책으로 경북 안동 지역 양반 가문의 음식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라고 설명했다. 국학진흥원은 연구 작업을 거친 뒤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경북도는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