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월 13일 訪美… 美에 ‘6자회담·북미 대화’ 재개 주문할 듯

입력 2012-02-12 19:02


중국의 5세대 지도자 시진핑(習近平·사진) 국가 부주석의 미국 방문에서는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가 주요 현안 중 하나로 논의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은 그의 방문을 한반도 문제 등 국제적 이슈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직접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일 사후 북한 체제와 핵문제와 관련된 입장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양국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전향적인 합의를 하거나, 진전된 목소리를 내놓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상황에 대한 미·중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시진핑이 아직 공식적인 지도자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입장 개진이 어렵다는 점도 있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간담회에서 “시 부주석이 미국 측에 6자회담 재개와 북·미 대화 재개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 부주석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며, 그동안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린 전 국장은 북핵 문제에 대해 양국의 의견이 모아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근본적으로 북한이 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측은 북한이 더 이상 도발을 하지 않고, 한반도 안정을 해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도록 중국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특히 김정은 체제에서도 미사일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는 미국이 이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어떤 입장을 내보일지 주목된다.

메튜 굿맨 전 백악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조정관은 “이번 방문이 문제 해결보다는 서로 간 입장을 이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국은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중시 정책에도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은 아시아 중시 정책이 중국을 군사외교적으로 견제하려는 의도가 없으며, 이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는 점을 시 부주석에게 직접 설명할 가능성이 높다.

미 언론들은 이번 방문이 미국으로서는 중국 차세대 지도자의 외교적 방향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