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신청 713명… 호남·줄고 수도권·영남 ‘후끈’
입력 2012-02-12 22:09
민주통합당이 지난 9일부터 3일간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을 받은 결과 713명이 몰려든 것으로 집계됐다. 2.91대 1의 경쟁률이다. 4년 전 18대 총선 때 486명이 신청해 2.0대 1을 기록한 데 비하면 경쟁률이 크게 오른 것이다.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신청자가 늘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민심 이반으로 선거환경이 상대적으로 호전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도별 경쟁률을 보면 전국의 표밭 분위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역시 전통적 텃밭인 호남지역 경쟁률이 가장 높다. 18대 총선 때에 비해 경쟁률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공천=당선’이란 인식이 팽배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경쟁률도 호남과 엇비슷할 정도로 높아 이 지역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호남 출신 예비후보들이 경쟁이 치열한 고향을 떠나 수도권에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영남의 경우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의 분위기가 확연히 차이난다. TK지역은 4년 전에 비해 신청자가 많이 늘긴 했지만 신청을 아무도 안 한 지역구가 많아 전국 최하위다. 이에 비해 PK지역이 1.5∼1.7대 1의 경쟁률을 보여 ‘한번 해 볼 만한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특히 부산에 출마한 문재인 상임고문이 강력한 대선주자로 부상하면서 이 지역에 야당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청자들을 연령별로 보면 50대(306명)가 가장 많았고 40대(269명), 60대(100명), 30대(27명), 70대 (10명), 80대 이상(1명) 순이었다. 245개 선거구 가운데 서울 도봉갑, 부산 서구, 대구 서구 등 15개 선거구는 후보자가 없었던 반면 서울 용산과 광진갑, 동대문갑, 중랑을, 마포을, 송파병, 경기 성남수정 등 7개 선거구는 각각 8명의 후보가 등록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의 출마 러시가 두드러진다. 문 고문과 문성근 최고위원, 박재호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전재수 전 청와대 제2부속실장, 최인호, 김인회 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장하진 전 여성부 장관, 이치범 전 환경부 장관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공천심사위원회는 12일 5차 회의를 열어 후보자 추천 기준 및 심사 방법을 마련했으며 13일 최고위원회의와 당무회의에서 이를 확정한 뒤 곧바로 공천 심사에 착수한다. 민주당은 이와 병행해 전략공천 및 비례대표 공천을 위해 참신한 인재를 찾는 데 당력을 모을 계획이다.
영입 대상은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검찰 개혁 등 당 정체성에 부합하는 인물이다. 경제민주화 관련 대상으로는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교수와 홍종학 경원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용익 서울의대 교수와 이상이 제주대 교수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낸 유재만 변호사와 ‘스타 변호사’인 장진영 대한변협 대변인도 영입 대상이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과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등은 비례대표 후보감으로 거명되고 있다.
한편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이번 주부터 야권연대를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민주당 임종석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울산 남구을과 동구는 야권연대를 염두에 두고 아예 후보를 내지 않는 것으로 울산시당 차원에서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