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벌써 바닥票 훑는데… 與, 대항마 찾기 고심

입력 2012-02-12 18:41

4·11 총선의 부산 사상에 출마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맞상대할 새누리당 후보는 누가 될까. 야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문 고문의 상승세를 막지 못할 경우 여당은 이른바 ‘낙동강 벨트’에서 고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文, 저인망식 맨투맨 전략=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을 넘나드는 문 고문이지만 고공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다. 대신 철저하게 바닥을 훑고 있다. 문 고문 스스로 “지지율 상승세는 지역에서 ‘현상’이 아닌 ‘뉴스’일 뿐”이라며 몸을 낮추고 있다. 그는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재래시장, 상가, 노인정, 행사장 등을 돌며 온종일 지역구에만 머무는 날이 대부분이다.

저인망 선거운동은 다목적용이다. 우선 전국적 지지율만 믿고 안일하게 대처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여전히 민주당 후보에게 부산은 생존이 쉽지 않은 곳이라는 판단에서다.

2000년 총선에서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 등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 받았지만 결국 지역주의의 벽을 넘지 못했다.

‘문재인 효과’를 부산·경남(PK) 지역 전반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계산도 있다. 문 고문 측은 “낙동강벨트는 좁게 보면 낙동강 인근의 10여개 지역구를 뜻하지만 PK전체를 지칭하는 용어이기도 하다”며 “선거전략과 정책공약 등에서 보조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문 고문에게 총선은 ‘노무현 후광’을 뛰어넘어 정치력과 대중성을 검증받는 계기”라며 “PK에서 야권이 10석 이상 얻는 데 기여한다면 대권주자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 홍준표 카드 내놓나=대표적 ‘MB맨’인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과 김수임 전 경실련정농생협 대표, 손수조 전 주례여고 총학생회장, 신상해 전 시의원 등이 새누리당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또 권철현 전 주일대사와 안준태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설동근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등의 출마 얘기도 있다.

이런 가운데 당 일각에서 문 고문에 맞설 거물급 인사를 전략공천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12일 언론과의 접촉에서 “홍준표 전 대표를 공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8일 현 지역구(서울 동대문을) 불출마를 선언한 홍 전 대표는 자신의 거취를 당에 일임하면서 “낙동강 벨트는 서울 강북지역 못잖게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홍준표 카드’에 대한 당내 반발도 적지 않다. 부산 지역의 한 의원은 “지난주 지역을 돌아보니 홍 전 대표의 부산 출마에 대부분 부정적이었다”며 “홍 전 대표가 대표 재임 시 상처를 많이 입은 데다 창녕·대구 출신이어서 부산에 비토 정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때 부산 남구을이 지역구인 4선의 김무성 전 원내대표와 경남도지사 출신 김태호(경남 김해을) 의원 차출설도 나왔지만 본인 반발 등으로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