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신임 이사장 “조직내 소통문제 등 당면과제 해결 노력”

입력 2012-02-12 18:27

“1974년 11월 18일 한국작가회의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자실)가 출범과 함께 ‘문인 101인 선언’을 할 때 스물여섯의 나이에 가장 막내로 참여했습니다. 이제 38년이 지나 작가회의 대표를 맡게 됐으니 우선 개인적으로 감회가 깊습니다.”

11일 서울 용강동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 한국작가회의 정기총회에서 임기 2년의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된 이시영(63) 시인은 문단 초년병 시절 맺었던 자실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이사장을 맡게 된 특별한 감회를 전했다. 이 이사장은 우선 “작가회의는 안으로는 세대 간 소통 문제, 조직 민주성 회복, 대화 채널 다변화 등 여러 당면 과제가 있다”며 “역사적으로 항상 위기에 강한 조직이었기 때문에 2012년 중요한 한 해를 맞아 진보 문학단체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기 중 추진할 신규 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선 서울시에 여러 사업을 제안한 상태입니다. 서울시 출신 문인들 선양 사업, 근대문학관 건립, 문학전문도서관 건립, 서울시 문학지도 제작 등이 포함돼 있지요. 특히 김수영, 이상, 염상섭, 박태원 등 다른 지역 출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는 서울 출신 문인들을 기리는 사업을 꼭 추진했으면 합니다.”

그는 문인 단체 본분에 맞게 창작활동을 기반으로 하면서 자발적으로 사회 참여를 하는 ‘자유로운 개인들의 자발적인 연대’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전남 구례 출신인 이 이사장은 1969년 등단한 뒤 ‘만월’ ‘무늬’ 등의 시집을 냈고 정지용문학상, 동서문학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창작과비평사 주간과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단국대 문예창작과 초빙교수를 맡고 있다.

총회에서는 시인 김용택 이은봉 배창환, 소설가 공지영이 부이사장으로 선임됐으며 공광규 시인이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공지영씨는 “자실이 1984년 재창립했을 때 최초의 유급 간사로 5개월간 일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저는 첫 직장이 자실이었어요. 그때 최저임금이 월 12만원이었는데 저는 10만원을 받았다가 나중에 투쟁해서 12만원으로 올려 받았지요. 다시 와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그때 보던 사람들이 조금씩 늙어가는 것을 보니까 명절 때 고향에 오는 기분이에요.”

한편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를 기획한 혐의로 수감됐다 지난 9일 보석으로 풀려난 송경동 시인이 총회에 참석해 회원들이 모은 1600여만원의 성금을 전달받았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