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주사랑교회 백수현·주소영 목사 부부, 어려운 교회 목사·사모 위해 양복·양장 보내기 12년 사역
입력 2012-02-12 18:26
“처음에는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 어려운 교회 목사와 사모에게 양복과 양장을 보내드렸습니다. 작은 것이지만 목회를 열심히 하는데 힘이 돼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이 사역이야말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사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백수현(58·오산 주사랑교회 담임·사진 오른쪽)·주소영(57·목회자돕기선교회 대표·왼쪽) 목사 부부가 12년 전 처음 나눔 사역을 시작할 때는 주위에서 비아냥거렸다. “겨우 월세교회에 살면서 무슨 나눔이냐. 너희 아니어도 도울 사람 많으니까 너희나 잘살라”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았다. 부부는 교회 한쪽에 전기장판을 깔고 살지만 오히려 더 크게 일을 벌였다. 지난해 3월 목회자돕기선교회를 발족한 것이다. 10일 본사를 방문한 백 목사 부부는 이 사역에 헌신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털어놨다.
남편은 결혼 후 7년을 백수건달로 살았다. 방탕한 남편을 대신해 주 목사는 결혼 이후에도 의류업을 하며 생계를 도맡았다. 뒤늦게 하나님을 만난 백 목사가 30대에 안수를 받았다. 주 목사는 사례비를 받지 않는 남편의 목회 철학을 지지하며 지난해 3월까지 의류업을 계속 해왔다.
의류업을 하며 개척교회 사모를 돕는 ‘사랑손’을 도와 사모와 목사들에게 옷을 보내주기 시작했다. 그러다 백 목사에게 위기가 닥쳤다. 3년 주기로 금식기도 중 두 번의 구안와사와 뇌졸중이 왔다. 백 목사는 살려만 주신다면 하나님을 위해 뭔가를 하겠다고 서원했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회복됐다.
백 목사는 어려운 목회자 돕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지난해 3월 주 목사와 목회자돕기선교회를 발족했다. 주 목사는 대표를, 백 목사는 이사장을 맡으며 양복이 필요한 목사의 신청을 받았다. 이틀 만에 400명이 신청했다.
주 목사는 “꼭 필요한 분들에게 양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신경쓴다”고 말했다. 현재 신청 순서대로 양복을 사이즈와 색깔별로 구입하거나 맞춰서 3분의 2가량 보냈다. 다행히 경기도 송탄의 의류업체 ‘스타일 멤버스’(대표 이철주)에서 양복을 저렴하게 내놓는다. ‘3297말씀연구소’(대표 박봉웅 목사)의 회원 40여명으로 구성된 ‘선한사마리아인’이라는 후원회도 생겼다.
백 목사는 “작은 일이지만 너무 작아서 효과가 있을까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과감히 시작하라고 용기를 드리고 싶다”며 “꼭 필요한 분들이 있다면 얼마든지 신청하라”고 말했다. 교인수 15명 미만, 월 사례비 100만원 이하, 성전 크기 30평 이하인 목회자는 누구나 양복 양장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031-377-2210·cafe.daum.net/han1041).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