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파생상품 거래량 세계 시장 전체의 27%… 도박판 방불 투자행태 문제

입력 2012-02-12 21:49

세계 최대 규모인 한국 파생상품시장 거래량이 지난해 세계 시장 전체 거래량의 27%를 차지했다.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도박판을 방불케 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무분별한 투자행태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파생상품시장의 거래량은 141억4500만 계약으로 전년보다 9.4% 증가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거래량이 전년보다 32.9% 급증했고 주가지수옵션 거래량도 14.5% 늘었다. 개별주식선물과 개별주식옵션은 거래량이 각각 4.4%, 0.5% 감소했다.

한국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량은 38억1900만 계약으로 2위를 차지한 유럽 유렉스(Eurex) 거래량 14억400만 계약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주가지수옵션상품 거래량은 36억7200만 계약으로 이 상품 세계 전체 거래량의 63.7%나 된다.

1995년 개설된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세계 최대 시장으로 급성장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파생상품은 단기간에 고수익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이 크다. 상대적으로 정보력이 떨어지는 개인들이 도박판처럼 무분별한 투자를 할 경우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지난해 파생상품시장에서 개인의 비중이 32.3%로 외국인(31.5%)보다 높고 기관(32.3%)과 비슷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파생상품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한 것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바람직하지만 개인 비중이 높은 것은 건전성 측면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형 기자 kim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