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빠진 아시아 경제, 한국 수출 직격탄… 中 수출·소비·투자 후진-日 국가부채 ‘시한폭탄’
입력 2012-02-12 18:37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상황이 심상찮다. 수출로 먹고사는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유럽의 재정위기 영향으로 동반 체력 약화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시장의 대체제 역할을 했던 아시아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우리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은 수출둔화, 일본은 국가부채로 허덕=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은 수출 소비 투자 모두 후진하는 양상이다. 중국의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20.3%로 전년(31.3%)보다 10% 포인트 이상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투자 증가율은 23.8%로 2009년 30.5%, 2010년 24.5%에 이어 계속 하락세다.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1월 101.2%에서 12월 100.2%로 낮아지고 있어 국민의 체감경기도 계속 악화되고 있다.
중국의 경기 악화는 아시아 시장에 큰 영향을 준다. 중국의 수출 비중 중 가장 높은 곳이 아시아(47.2%)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1월 현재 23.8%에 이르는 등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의 주력수출시장이 중국이다. 상호보완관계에서 한쪽의 부진은 도미노효과를 가져오게 마련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국제금융센터는 중국 실질 GDP 성장률이 1% 포인트 낮아지면 국내 GDP 성장률은 각각 0.22∼0.38% 포인트, 0.3∼0.5%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동일본 대지진 등으로 지난해 48년 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일본은 올해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일본의 천문학적인 국가부채가 ‘시한폭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국가부채는 GDP 대비 211.7%에 달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린 그리스, 이탈리아보다도 높다. 올해 전망치는 219.1%로 더 높다.
아시아 3위 경제대국인 인도는 다음 달 말로 끝나는 2011회계연도 성장이 7%를 밑돌 것으로 보여 2009년 이후 성장률이 가장 낮을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인플레이션과 선진국 성장 둔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의 대아시아 수출증가율 폭락=아시아 시장의 이상기류는 우리 수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지난달 현재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 1, 2위는 중국과 아세안 등 아시아 역내 국가다. 일본까지 합칠 경우 수출 비중은 45.1%로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아시아 시장이 기침하면 한국 수출이 독감에 걸리는 형국이다.
지난달 한국의 대(對)아시아 수출 증가율은 15.1%로 지난해 동월(39.5%)보다 24.4% 포인트나 낮아졌다. 특히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7.3%에 머물러 지난해 1월(24.2%)보다 3배 이상 급감했다. 일본(37.2%), 아세안(22.3%)에 대한 수출증가율도 전년도(60.9%, 65.2%)보다 크게 떨어졌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도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고 있다. 지난달 대미 수출 증가율은 23.3%로 전년 동월(35.6%)보다 12% 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중동(71.7%→54.1%)과 대양주(68.8→51.8%)로의 수출 낙폭도 그렇게 크진 않았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