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소년’ 그리스 못믿겠다… 유로존 긴축 합의안 ‘퇴짜’
입력 2012-02-10 22:47
그리스 정치권이 구제금융에 대해 가까스로 합의했으나 국제사회가 퇴짜를 놨다. ‘양치기 소년’ 그리스를 더 이상 못 믿겠다며 새로운 3대 조건을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그리스에 오는 15일까지 수용여부를 결단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BBC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로그룹 긴급회의를 마친 뒤 “지난 며칠간 중요한 진전이 있었지만 분명하게 조정돼야 할 사항들이 매우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융커 의장이 내건 3대 조건은 12일 추가 긴축조치를 통과시킬 것, 3억2500만 유로 추가 감축에 합의할 것, 연립정부에 참여하는 각 당 지도자들은 긴축조치를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약속할 것 등이다.
융커 의장은 “이들 조치는 4월 총선 이후에도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원만하게 이행되도록 담보하는데 중요하다”고 밝힌 뒤 “이들 세 가지 조건은 우리가 (구제금융 지원) 결정을 내리기 전에 해결되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 (긴축조치의) 이행 없는 (구제금융) 지출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가 이들 조건을 충족할 경우 15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의 부채 중 1000억 유로를 탕감하는 내용을 주로 포함한 국채교환 합의에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그리스 정치권은 9일 속개된 추가 긴축회담에서 공무원 1만5000명 감축, 국내총생산(GDP) 1.5% 규모인 33억 유로 재정지출 감축, 연금 감축 등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저소득층 노령연금 3억 유로 추가 감축 등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당사국인 그리스의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지 말지를 15일 유로그룹 회의 이전에 결정해야 한다면서 “어려운 결정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리스 노동계는 10일 그리스의 재정긴축 조치에 따른 임금과 연금혜택 삭감에 반대하는 48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