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시장서 ‘돈잔치’… 증시 비중 33%로 4년여만에 최고·수익률도 두자릿수
입력 2012-02-10 18:59
올 들어 외국인이 국내시장에서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커진 데다 순매수 상위 종목들의 수익률이 두자릿수에 달하면서 상당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환차익까지 노리는 외국인 자금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당분간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행렬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0일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138조1814억원 가운데 380조1518억원(33.40%)을 보유했다.
외국인이 시총 기준으로 국내 주식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한 것은 2007년 10월 1일(33.31%)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비중은 미국 및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진 지난해 8월 말 31.97%로 떨어졌으나 지난해 12월 말 32.86%, 지난달 말 33.21%로 꾸준히 늘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 대출 프로그램으로 공급된 유동성이 우리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미국과 일본의 부양자금도 적지 않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10일 “기본적으로 유럽 악재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재정건전성이 좋고 성장 가능성도 높아 좋은 투자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투자성적도 개인에 비해서 월등하다. 1월 2일∼2월 10일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0위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은 19.056%다. OCI(순매수 8위)와 삼성중공업(9위)이 이 기간 각각 38.72, 38.35%나 급등했으며 순매수 1위인 하이닉스(23.01%), LG화학(4위, 31.81%)도 고공행진을 보였다.
반면 개인의 경우 순매수 10위 종목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으며 평균 수익률이 -10.83%를 기록했다. 한국항공우주(순매수 6위, -20.23%), 락앤락(10위, -20.08%)의 낙폭이 컸다. 외국인 돈잔치에 개미는 완벽히 소외된 셈이다.
원화가격 상승 추세에 따른 환차익 수요도 외국인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1993.71로 지난해 8월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하기 이전 수준이다. 그러나 원화 환율은 달러당 1123.8원으로 당시(1060원대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 원화값 강세(환율하락)가 예상되면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올 들어 원화값은 2.8% 가량 올랐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