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미리 본 주요 승부처… 지켜라 vs 뺏어라 여야 강남乙서 사활 건 대결
입력 2012-02-10 22:23
4·11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승부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의석수 111석의 수도권과 ‘노풍’(盧風·노무현 전 대통령 바람)이 도사리는 부산·경남(PK), ‘스윙스테이트’(Swing State·선거마다 지지 정당이 달라지는 지역) 충청권 등이 격전지로 꼽힌다.
◇진검 대결, 수도권=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사수’와 ‘탈환’을 외치고 있다. 서울의 경우 18대 총선에서 전체 48개 지역구 가운데 40개에서 새누리당 깃발이 꽂혔다. 하지만 이번엔 정권심판론 바람을 탄 민주당이 단단히 반격을 벼르고 있다.
‘정치 1번지’ 종로는 민주당 대표를 지낸 정세균 의원이 5선에 도전한다. 새누리당은 전략 공천으로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당 대변인을 지낸 조윤선 의원이 이곳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여당 ‘텃밭’인 강남을도 관심지역으로 부상했다. 2007년 대선 후보였던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서는 허준영 전 경찰청장과 맹정주 전 강남구청장 등이 뛰고 있는 가운데 감사원장 후보에 올랐던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0일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동작을은 지난 총선에 이어 중진 거물 간 재대결이 벌어진다. 7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경기도 안산 단원갑에서 지역구를 옮긴 민주당 천정배(4선) 의원과 붙는다. 서대문갑은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새누리당 이성헌 의원과 민주당 우상호 전 의원 간 네 번째 숙명의 대결이 펼쳐진다. 16·18대에선 ‘선배’ 이 의원이, 17대 총선에서는 ‘후배’ 우 의원이 당선됐다.
경기도 의왕·과천도 주목된다. 친이명박계 핵심이었던 새누리당 안상수 전 대표에 맞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을 지낸 ‘촛불 변호사’ 송호창씨가 출마를 준비 중이다.
◇‘낙동강 대혈투’=19대 총선 최대 격전지가 PK라는 데 여야 의견은 일치한다. 오랫동안 새누리당 강세지역이었지만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문성근 최고위원, 김정길 전 의원 등 이른바 ‘문·성·길’ 트리오가 노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문 고문이 출사표를 던진 사상은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도 야당 바람이 불었던 곳이다. 사상구의회는 여야가 6대 6 동수를 이뤄 민주당 출신 의장이 배출됐다. 문 고문은 최근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총선에서 당선된다면 향후 야권 대선주자로 입지가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에서는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대항마로 거론된다. 권철현 전 주일대사도 전략공천을 노리고 있지만 친이명박계라는 약점이 있다.
북강서을에서는 인기 영화배우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문 최고위원이 민주당 지도부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돌풍을 이어갈 태세다. 새누리당에선 3선의 허태열 의원이 노풍 차단의 중책을 자임하고 있다. 민주당은 부산진을에 출마하는 김 전 의원과 부산진갑의 김영춘 전 최고위원 역시 야당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남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구는 노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을이다.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에 대해 김경수 전 청와대 비서관과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 등 친노 인사들이 ‘성지 탈환’을 외치며 민주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충청 민심은 어디로=자유선진당 당세가 18대 총선 같지 않은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틈새를 노리고 있다. 최고의 격전지는 충북 청주 상당구가 꼽힌다. 민주당 소속으로 내리 3선을 한 홍재형 국회부의장에게 정우택 전 충북지사가 새누리당 간판을 달고 도전할 예정이다.
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충남 홍성·예산은 15대 때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바람’과 17대 때 대통령 탄핵 후폭풍도 비켜갈 만큼 유권자들이 인물 위주 투표 성향을 보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새누리당은 홍문표 전 최고위원이, 선진당에서는 서상목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또 충남에서는 선진당 심대평 대표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전 의원의 맞대결이 예상되는 공주, 이인제 의원에게 안희정 충남지사 최측근인 김종민 전 정무부지사가 도전장을 낸 논산·계룡·금산도 열전이 예고된 지역이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