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맘’ 이어 ‘이글 대드’ 논란… 4살 아들에게 속옷 차림에 영하13도의 거리서 운동시켜
입력 2012-02-09 19:23
미국 뉴욕에서 중국인 아버지가 네 살짜리 아들에게 속옷만 입힌 채 섭씨 영하 13도의 눈 쌓인 거리에서 달리기와 팔굽혀펴기를 시킨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아버지의 자녀 교육법이 엄격하다 못해 냉혹하다고 느낀 일부 네티즌은 지난해 중국계 미국 학자 에이미 추아 예일대 교수가 설파한 자녀 훈육방식 ‘호랑이 엄마(Tiger Mom)’에 착안해 그에게 ‘독수리 아빠(Eagle Dad)’라는 별명을 붙였다.
소년의 가족이 올해 설 연휴를 보낸 뉴욕에서 촬영된 이 동영상은 신발과 팬티만 착용한 어린 소년이 눈 덮인 거리를 달리거나 팔굽혀펴기를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추위에 오들오들 떨다 결국 울음을 터뜨린 소년은 자신을 찍던 아버지에게 안아 달라고 애원한다.
중국 난징(南京)에서 침구류 회사를 운영하는 소년의 아버지는 “아들이 미숙아로 태어나 자라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몸을 단련하기 위해 교육의 일환으로 시킨 것”이라면서 “아들이 ‘남자다운 기질’을 키울 수 있도록 쿵후와 사이클, 등산 등도 배우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바보 같은 짓이다” “왜 체포하지 않느냐” “아이의 건강을 위한다면 진정으로 사랑해주면 된다”는 등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중국인들의 이런 엄격한 자녀 교육법은 지난해 추아 교수가 ‘호랑이 엄마’ 훈육방식을 설파해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추아 교수는 ‘호랑이 엄마의 군가(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라는 저서에서 자신의 두 딸에게 주입식 교육과 장시간에 걸친 피아노·바이올린 연습을 시켰고 ‘게으름뱅이’나 ‘쓰레기’ 같은 모욕적인 말도 했다고 밝혔다.
추아 교수는 ‘호랑이 엄마’식 교육의 핵심은 자녀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