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경착륙하나… 전세계 초미 관심
입력 2012-02-09 21:41
중국 경제의 경착륙 여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더불어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데다 잠재력 있는 시장규모를 가진 중국이 급격한 하강세를 보일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칠 파급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중국경제 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어 치밀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中 경착륙 우려 고조…일부 반론도=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6일 중국보고서에서 “유로존 위기가 깊어질 경우 중국경제 성장이 당초 예상치의 반토막인 4%대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유수의 경제기관에서 중국 경착륙론을 본격 거론하면서 중국 경제 실태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혹어린 시선은 내수 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출 증가세도 급감하는 등 중국 경기 둔화세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수출과 투자증가율의 둔화로 9.2%를 기록, 전년보다 1.2% 포인트 하락했다. 또 경기선행지수와 제조업 지수(PMI)는 지난해 1월 각각 101.2포인트, 51.7포인트에서 지난해 12월 100.2포인트, 48.7포인트로 하락했다. 향후 경기 하강 압력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적 경제학자인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와 로버트 먼델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최근 “투자와 수출 중심의 경제 모델을 가진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도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7%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 경제 경착륙은 지나친 기우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대신경제연구소 채현기 선임연구원은 9일 “PMI 구성 항목인 신규주문, 생산 등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중국 중앙은행의 자금 공급을 통한 유동성 개선, 선별적 경기부양은 경기 하강을 방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기가 1분기 저점을 지난 2분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생각보다 내수시장이 크고 나름대로 성장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더푸어스(S&P)는 이달 초 “중국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겠지만 경착륙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 영향 받나=중국의 경기둔화 바이러스는 벌써부터 한국 경제의 체력저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수출증가율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3개월 연속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2010년 34.8%, 2011년 14.9%였던 대중 수출증가율은 올해 급격히 둔화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한재진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가 성장률 7%대로 급락하면 국내 경제성장률도 3%대 중반 이하로 하락할 우려가 크다”며 “무역 금융 대출 확대 등을 통한 지속적인 수출 안전망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