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차기 지도부 권력암투?] 왕리쥔의 서신 내용 “보시라이는 당내 최대 간신”
입력 2012-02-09 19:54
“모든 사람들이 이 편지를 보게 될 때쯤이면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거나 자유가 없는 상태일 것이다.” 왕리쥔 충칭 부시장이 소지하고 있었던 ‘전 세계에 보내는 공개 서신’은 시작부터 자못 비장하다.
미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사이트 보쉰에 공개된 이 서신은 지난 3일 작성한 것으로 돼 있다.
편지는 앞머리에서 자신이 왜 이 같은 행동을 하게 됐는지 설명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편지는 보시라이 충칭시 서기를 향해 칼을 겨누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즉 보 서기에 대해 “나는 당내 최대의 위선자인 보시라이가 계속 그럴 듯하게 연기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이러한 간신이 만약 권력을 잡는다면 이는 중국의 미래에 가장 큰 불행이며 민족적인 재난”이라고 썼다.
편지는 또 보 서기가 ‘공산당을 찬양하고 범죄를 소탕한 것(唱紅打黑)’은 그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진출하기 위해 벌인 한바탕 코미디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것들은 보 서기가 벌인 ‘문화대혁명’이라고 했다.
“보 서기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은 잘 나가게 했지만 자신에 반대하는 사람은 망하게 했다.” 편지는 보 서기의 전제적이고 독단적인 행태에 대해서도 공격했다. 조금이라도 복종하지 않으면 곧바로 모진 조치가 뒤따랐다고 쓰기도 했다.
왕 부시장은 이어 “나는 인민을 위해 피땀을 흘리기를 원하지, 이처럼 나쁜 놈 아래서 눈물 흘리며 탄식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편지는 끝 부분에서 “사람은 한 번은 죽는다. 나는 생명이 붙어 있는 한 보시라이의 잘못을 폭로할 것이다”라고 다짐하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