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최고 공천테마는 국민 뜻… 도덕성에 걸리면 못나가”

입력 2012-02-09 19:16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례적으로 4·11 총선 공천기준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하며 엄격한 도덕성을 공천의 잣대로 삼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박 위원장은 9일 지역 언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추구하는 최고의 공천 테마는 철저히 국민의 뜻과 눈높이에 따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도덕성에 걸리면 공천대상에서 제외되고 출마와 경선 참여조차 못하게 막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기자들이 이명박 정부 인사들의 총선 출마 문제를 묻자 “국민이 바라는 공천이 돼야 한다. 국민이 거부하거나 ‘그것은 아니다’ 하는 공천은 하지 않겠다”고 답해 일부 비대위원들이 제기한 ‘MB 정권 실세 퇴진론’에 힘을 실어줬다.

박 위원장은 민주통합당의 ‘정권교체 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주장에 대해서는 “한·미 FTA 시작은 노무현 정부로, 당시 여권 지도부 모두 안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래놓고 (지금 와서)다시 정권 잡으면 폐기하겠다는 얘기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비대위 산하 정책쇄신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인 비대위원은 이틀째 분과 활동을 ‘보이콧’했다. 박 위원장이 김 위원의 ‘경제 민주화’ 정책들에 대해 적극지지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재벌개혁에 반대하는 당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의미가 없다”며 소신을 꺾지 않은 것이다.

김 위원은 이날 비대위 전체회의 뒤 이뤄진 대기업 정책 발표 브리핑에 불참했다. 비대위는 당초 그와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공동 브리핑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김 위원은 기자들에게 “정책위의장 혼자 하면 되지 왜 같이 하느냐”고 말했고 이 의장은 그를 붙잡으며 “(정책) 배경 설명은 김 위원이 해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설득했다. 그러나 김 위원은 퉁명스럽게 “TV에 얼굴 나가는 거 안 좋아한다”고 쏘아붙였다. 두 사람 사이에 오고간 말들은 거의 ‘승강이’ 수준이었고 그동안 분과 활동을 하면서 서로 감정이 많이 상한 듯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