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국회의장 사퇴] 역대 5번째 중도 퇴진… 비리 불명예 연루론 처음

입력 2012-02-09 19:08


박희태(사진) 국회의장이 9일 의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박 의장은 2008년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의 책임을 지고 의장직에 물러난다고 한종태 국회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박 의장은 이승만, 이기붕, 박준규, 백두진 전 의장에 이어 임기를 마치지 못한 역대 5번째 국회의장으로 기록됐다. 특히 비리 관련 사건에 연루돼 불명예 퇴진한 것은 박 의장이 처음이다.

한 대변인은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의장 사퇴문을 대신 발표했다. 박 의장은 “저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큰 책임을 느끼며 의장직을 그만두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 관련된 사람이 있다면 모두 제 책임으로 돌려주셨으면 한다”면서 “그동안 사랑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고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의장의 사퇴는 전 비서 고명진씨가 전대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었던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의 사건 연루를 시인하면서 자신도 검찰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 수석도 11일 이명박 대통령이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의장 사퇴와 관련해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늦은 감이 있지만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린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황영철 대변인이 전했다.

민주통합당 신경민 대변인은 “물러날 사람은 알아서 물러나고 책임질 사람은 알아서 검찰로 가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